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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이집트

대이집트박물관 (Grand Egyptian Museum, GEM) 에 다녀왔습니다. [230323]

by 이모나 2023. 3. 27.

Grand Egyptian Museum, 2023년 3월 23일.

지난주 목요일, 한창 개관을 위해 준비중인 신이집트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채 일주일이 되지 않았네요. 박물관에 가는걸 좋아하는 제게는 무척이나 큰 감동이었습니다. 아직 정식 개관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다녀왔는지, 현재 어느정도로 일반에 개방하고 있는지 제가 보고 온 내용을 간단하게나마 소개하려고 합니다.

Grand Egyptian Museum 로고

지금 한창 단장중인 신이집트박물관은 사실 지난 2002년에 처음으로 이집트 정부에서 신 박물관 건축 디자인 공모를 내면서 그 프로젝트의 첫 시작을 알렸었는데요. 이후 여러가지 이유로 프로젝트의 진행이 더뎠고, 특히 2011년 1월 이집트에서 아랍의 봄 혁명이 발발하면서 그로 인한 정치 사회적 불안정으로 인해 더욱 더 지연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치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된 후 원조 및 차관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재개하여 현재 2023년 말 개관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방법과 내용은 아래 다시 설명할건데요, 일단 지금은 인터넷으로 판매하는 티켓을 미리 구입해야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결제까지 마치고 나면 다음과 같은 티켓이 이메일로 발송이 됩니다. 큐알코드도 같이요.

GEM 입장티켓

처음 주차장으로 들어갈 때도 티켓을 소지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입장할 때는 직접 큐알코드를 스캔해야 하더라고요.

주차장에서 내려서 들어갈 때 제일 먼저 하는 소지품검사
곧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을 맞이할 티켓오피스
그리고 이렇게 티켓에 있는 큐알코드를 스캔할 수 있는 시설까지 잘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까 가져온 큐알코드 티켓을 여기에서 스캔하고, 박물관 앞 마당으로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티켓 오피스 앞에서부터 이집트풍(?)의 음악이 계속 흐르는데, 박물관의 엄청난 규모가 주는 중압감에 음악까지 더해져서 너무 설레더라고요. 저 안에 들어가면 뭐가 있을까, 하고요.

박물관 입구 옆 왼쪽에 피라미드, 보이시죠?

박물관은 기자 피라미드지역에서 서쪽으로 약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당연히, 피라미드가 바로 옆에 있는 것처럼 가까이 보입니다. 피라미드 옆 피라미드 컨셉의 박물관이라니..!

Grand Egyptian Museum, Ramses II

박물관 안으로 들어오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것이 바로 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람세스 2세 동상입니다. 3,200년 정도 되었다고 해요. 보자마자 저는 입을 딱 벌리고 한참을 쳐다봤어요. 너무 멋지고 웅장한거예요. 이 동상에 대해서 조금 찾아보니, 원래는 카이로 시내 한 가운데에 있는 람세스 역 앞에 이 동상이 서 있었다고 해요. 박물관 위치로 처음 옮겨진 게 2006년이고, 박물관 아트리움 지금의 위치에 세워진 게 2018년이라고 합니다. 박물관 전체에서 가장 먼저 위치를 잡은 유물이라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그 크기와 무게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었겠지요.

박물관 입구에 가득한 카르투슈

람세스 2세 동상을 등지고 방금 들어온 입구쪽을 뒤돌아봤더니, 입구 전체가 카르투슈와 호루스의 눈, 투탕카멘의 가면으로 가득 메워져 있습니다. 이집트 신성문자는 전혀 읽지 못하지만 자꾸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달까요. 적어도 왕들의 이름만은 알고 싶은 그런 마음이요.

박물관 안내 표지

사실상 지금 박물관은 정원과 이 아트리움, 그리고 기념품샵과 박물관 안의 카페테리아 만이 오픈되어 있습니다. 전시홀은 그 어느 곳도 오픈하지 않았고, 따라서 로비만 구경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 표지 왼쪽으로는 사진을 찍는 것이 금지되어있는데, 아마도 아직 준비가 덜 되었고 따라서 어느 곳에도 오픈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큰 계단이 있고 계단 위로 여러 석상이 전시되어 있는 형태였어요. 직접 들어가지도 못했고 멀리서 눈으로만 보고 왔지만, 정말 어마어마해요. 그 외에도 표지를 보면,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나온 보물들로만 이루어진 갤러리홀이 따로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좌) 프톨레마이오스 2세 추정, (우) 람세스 2세

왼쪽은 그리스계 고대이집트왕조 프톨레마이오스 2세로 추정되는 동상, 오른쪽은 상이집트의 백관을 쓰고있는 람세스 2세 동상입니다. 여기까지가 홀에서 볼 수 있는 유물의 전부이고, - 제가 사진은 올리지 않았는데 - 바깥 마당에 있는 오벨리스크까지 해서 이것들이 지금 개방되어 볼 수 있는 유물의 전부예요.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그 아쉬운 마음을 기념품샵을 구경하면서 달래기로 합니다.

GEM Official Shop..!

기념품샵도 전시가 무척이나 예쁘게 되어있어서 정말 이것저것 갖고 싶어지는 게 너무 많더라고요. 몇 번이고 눈이 돌아갈 뻔 하였으나 마음을 잘 붙잡았습니다. 어떤 물건이 있는지 조금 보여드리면요..

이 쿠션이 자꾸 아른아른거려요..

제일 처음 저를 맞이한 물건은 상이집트를 상징하는 연꽃과 하이집트를 상징하는 파피루스가 같이 수놓아진 쿠션이었습니다. 너무 예뻐서 갖고싶었는데, 흰색 쿠션은 안돼 하고 눈을 돌렸습니다. 근데 사진으로 또 봐도 또 예쁘네요. 다음번에 다시 가서 여전히 이 물건이 있다면 그 땐 제가 저를 이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아기 람세스 2세를 보호하는 호루스 (좌) 기념품샵 레플리카 / (우) 구이집트박물관 진품유물
호루스의 가호를 받는 카프레왕 (좌) 레플리카 / (우) 구 이집트박물관 실제유물
완전 같은 작품은 아닌 것 같지만.. 혼자있고 싶어요 다 나가주세요 상(?)

그 외 타흐리르 광장 구이집트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유물의 레플리카들..! 나중에 신이집트박물관 개관하고 나면 이 유물들 다 이쪽으로 옮겨 오는지 그것도 궁금하네요. 그럼 구이집트박물관은요..?

그 외 저의 눈길을 끄는 여러가지 물건들이 있었으나.. 가장 압권은..

너무 귀여워..

이 발라디 빵 모양 파우치였습니다. 보자마자 이건 사야해..! 가격이 결코 저렴하지 않았으나 그건 저에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가격이 조금만 더 저렴했어도 사재기를 해 왔을 거여요.. 바로 구입!

박물관 안 카페테리아

실컷 구경하고 나오니 약간 배도 고픈것 같고, 목도 마른 것 같아서 카페테리아를 이용했습니다. 지금 현재 어느정도 박물관이 대중에 오픈했다는 사실이 아직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사람은 정말 없었습니다. 스타벅스도 있고, 젤라또 샵도 있고, 프랑스의 유명한 마카롱샵 라뒤레도 오픈을 준비하는 것 같았습니다. 공식 기념품샵 외에도 다른 악세사리샵, 미술작품이나 카펫등을 파는 샵들도 같이 있었습니다. 아 네페르타리! 이집트산 배스용품이나 스파용품을 파는 가게도 있었습니다.

라뒤레 들어오면 마카롱 열 개 먹어야지
저는 스타벅스에서 아메리카노와 레몬케잌을 주문해 먹었습니다.
나가는 길 아쉬운 마음에 발라디 빵 파우치와 함께 사진 한 장!

아직 이 박물관이 언제 정식으로 개관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외국인의 입장티켓요금은 200파운드가 될 거라는 공식 발표가 있었습니다. 지금 일반 시민에게 오픈된 부분은 마당과 로비, 기념품샵과 카페테리아가 전부인데, 개관 이전 제한오픈인만큼 그 세 배 이상인 650파운드를 내고 다녀왔어요. 오픈된 공간 대비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그 어느 누구보다 먼저 이 엄청난 박물관을 구경할 수 있다는 점, 사람이 많지 않아서 람세스 동상 앞에서 원하는 만큼 보고 즐기고 감탄할 수 있다는 점 등이 저는 큰 메리트로 느껴졌습니다. 사실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어요. 저녁엔 조명을 예쁘게 켤 테니, 기회 봐서 한번 더 가려고 합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예약하고 갈 수 있느냐..??

신이집트박물관에서 운영하는 공식 방문페이지

http://www.visit-gem.com 이 곳에서 방문예약을 하실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내가 방문할 날짜와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하시면 됩니다. 사실 가이드 없이 하는 개인방문프로그램은 생긴지 정말 얼마 안 되었고, 그 전엔 1,000파운드 가이드와 함께하는 투어 밖에 없었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엔 가이드와 함께하는 투어를 신청해봐야 되겠어요..!

왼쪽은 가이드와 함께, 오른쪽은 가이드 없이

이집트 박물관 올해 말 개관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올해 말 역시 어렵고 내년에야 가능하지 않겠냐고 조심스럽게 점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만약 요 최근에 이집트를 방문할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그리고 박물관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저는 신이집트박물관 투어, 추천드립니다. 오셔서 얼마나 준비되었는지 직접 눈으로 보시고, 또 다음에 개관하면 꼭 다시 와야지 하고 마음을 다지는ㅋㅋ 계기를 가질 수 있길 바랍니다. 저는 정말 너무 행복했거든요..! 날씨 좋은날, 사진 예쁘게 나오는 날 한번 더 가봐야 되겠어요.